결혼하고 처음으로 함께 손꼽아 기다려서 봤던 드라마. <너를 기억해>가 끝났다.

 

처음에 드라마를 봤을때는 영드 <셜록> 스타일을 기대했으나 드라마는 그렇게 흘러가진 않았다. 사이코패스를 가지고 단순한 사이코패스 살인을 다루거나 "그사람 성격 희안하네"라고 담지 않았다는 데에 박수를 보낸다. <셜록>이 담지 못한 부분을 한국적인 정서로 담았다고 생각한다.

 

앞부분의 <너를 기억해>는 일반적인 추리 드라마를 따라간다. 모든 사람이 의심스럽다. 이현이 아버지를 죽인 것일까? 과연 이준영은 누굴까? 의심가는 사람은 꽤 있긴 했었다. 사실 대놓고 이준호를 비추어줫었으니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은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정선호는 뭘까? 그 형사는?" 둘 중에 하나가 이현의 동생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생각보다 빨리 이준영과 이준호가 동일인임이 밝혀지고, 정선호가 이현의 동생임도 밝혀졌다. 그 이후 드라마는 심리적인 부분을 많이 다루었던 것 같다.사이코패스의 심리 상태랄까?

 

"악한자의 선행"

이준영은 분명 사이코패스였고 악한자였지만 그는 선행을 베푼 것이었다. 그 자신도 부모에게 버림 받은 피해자였다. 다락방에서 책을 읽으며 세상에 대한 분노를 키우다 자신을 학대한 모두를 살인하고만다. 그가 사이코패스적인 측면이 있었더라도 사랑을 받았다면 달라졌을까?

 

그리고 정선호는 이현과 계속 같이 살았다면 달라질 수 있었을까?

 

우리의 인생에서 어디까지가 우리의 책임이고 어디까지가 환경의 책임일까? 어디까지이든 결국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기에 어떠한 환경에서 어떻게 자라나든 내가 책임져야 한다. 사람들은 쉽게 환경탓을 한다. 하지만 결국은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라 생각한다. 어디에서 본 말처럼 지금 내가 무엇을 선택하고 사는가가 내가 누구인가를 보여준다. 우리는 쉽게 불가항력이었다고 이야기한다. 그건 그 순간 자신의 변명 아닐까?

하지만 단순히 변명이라고 우리가 비난할 수 있나? 우리는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해 어떤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하나?

 

정선호는 책임지길 선택했고, 이준영은 다시 사라져버린다. 그 사라져버린것도 결국은 선택인 것일까?

 

내가 제일 인상적이었던 건 정선호가 오랫동안 형을 그리워하고 형이 자신을 기억해주길 기다렸다는 것이다. 형에게 존재확인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 형이 그를 기억했을때 처음엔 받아들이지 않는것처럼 보였지만 정선호를 구성하던 것들이 무너져 내리고 그곳에 이현의 동생 이민만이 남았다. 마지막 사진을 찍을때 해맑던 이민은 슬프고 또 안타까웠다.

 

앞에 내가 무엇을 선택하고 사는가가 나를 구성한다 했지만 한편으론 누군가가 나를 기억한다는 사실이 나를 구성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사는 나는 내가 아닐 수도 있지만 누군가가 나를 기억한다는 사실만으로 우리 삶이 달라질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Posted by 실버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