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낳기 전에는, 아니 아기를 키우기 전에는 아기를 키우는 일이 이렇게 매일 멘탈이 붕괴되어야 하는 일인지 몰랐다. 나 자신에게 집중되어있던 것을, 결혼으로 남편과 나로, 임신으로 남편과 나 그리고 아기로 확장하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거기에 아기를 키우는 건 정말 만만치 않은 일이다.


오늘 아인스는 밤잠 자기를 어려워했다. 낮에 내가 많은 시간을 보내주지 못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희안하게도 나랑 낮에 많이 부비고 시간을 보내면 아인스는 그날 밤에는 잠을 잘잔다. 

아기가 얼마나 엄마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지를 아인스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 나에게 붙어서 있기를 원하고 나와 함께 세상을 보길 원한다.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한데, 때로는 도망가고 싶어진다. 너무 예뻐서 감사하고 눈물이 나는데, 두렵기도 하다. 아인스를 만나고 키우면서 어른이 되어가는건가보다. 너무 철없이 살았던 내가 아인스로 인해 어른이 되어가는가보다.


보통은 마지막 수유를 하고 트림시키고 앉아서 안아주면 잠이 스르르 들곤 했는데. 오늘은 앉아서 안아줬다가 세워서 안아줬다가 팔베개하고 자장자장했다가를 얼마나 반복했는지 모르겠다. 아인스가 좋아하는 "화가"도 몇번이나 불러주고, "가갸거겨고교구규그기........ 하햐허혀호효후휴흐히"를 몇번이나 반복했는지... 


아...

오늘 나와 남편의 설전(이라고 쓰고 나의 억지 부리기와 남편이 재판관처럼 굴기)때문에 불안했던 것 같다. 설전을 하면서도 아인스가 불안해할까봐 미안했지만 난 감정적인 인간이어서 꽤 오랜시간동안 분이 풀리지 않았다.


그래 그랬나보다. 미안하다 아인스.

여기서 또 나의 죄성을 발견하게 된다. 여전히 난 내가 더 중요한가 보다. 아인스를 많이 사랑하지만 그래도 내가 더 우선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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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실버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