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쉽사리 내려놓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하나님을 믿게 되면 하나님은 모든 것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기를 바라신다. 나에게 그건 물리학이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내가 물리를 굉장히 잘한다거나 천재적이라거나 이렇게 오해할지도 모르지만 그런거랑은 거리가 꽤 멀다. 난 천문학을 하기 위해 물리학을 해야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독일까지 가서 물리학을 했다. 그리고 5년전 한국으로 돌아왔다. 마치지 못한채.


꽤 오랫동안 물리학에 대한 미련이 나를 괴롭혔다. 물리학에 최선을 다해야할 때는 최선을 다하지 못해놓고 이제와서 미련이 남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자꾸만 남아서 지금 내 삶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독일에 가기 전에는 하나님을 알지 못했고, 독일에 가서야 하나님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을 알게 된 것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은 사건이었다. 그래서 단지 그 이유만을 위해서 독일에 간 것이라 해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다. 하나님은 왜 최선을 다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드셨을까 (하나님께 전가하고 싶은 내 마음이라는 건 잘 안다...) 대체 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돌아오게 만드셨을까? 내가 최선을 다했다면 허락하셨겠지? 근데 지금 내 현실에서 더이상 물리는 아닌데, 난 왜 아직도 이럴까? 이런 생각들 속에서 며칠을 보냈다.


누구나 실패를 한다. 난 나만 실패를 한 것 같아서 그 실패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다. 달라지고 싶다. 실패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물리를 재미있게 할 수는 없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다른 사람들은, 미래 세대는 재미있게 물리를 배웠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그러기 위해서 내 역할을 생각해본다. 자료를 모으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겠다.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리고 지금 내가 처한 현실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려 한다. 집중해보려 한다. 그 안에서 성취도 해보려 한다. 앞으로 물리와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첫사랑처럼 가끔씩 꺼내봐도 되겠지? 이제 물리는 나에게 그 정도 의미가 되기를 바란다. 더 이상 과거에 붙잡혀서 살고 싶지 않다. 내려놓고 자유로워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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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실버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