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소소한이야기 2011. 11. 26. 23:06
어릴때부터 나는 어딜가도 눈에 띄지 않는 아이였다. 아니 눈에 띄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아이였다. 키때문에 눈에 띄고 싶지 않아도 눈에 띄어야했으므로.

유치원때 의사놀이하는데 (학부모 참관 수업이었던듯 싶다.) 애들은 서로 의사, 간호사하겠다고 나서는데 혼자 환자하겠다고 했단다...
그리고 치마를 사주셨는데 치마 안입겠다고 싫다고 버틴것도 여러번. 재롱잔치때는 다들 화장하고 꼭두각시 하는데 화장안하겠다고 마구 때를 썼던게 기억이 난다...

그게 초등학교를 들어가서도 달라지지 않아서. 정말 눈에 띄지 않는 아이로 살았던것 같다.  그래서 초등학교 동창중에 제대로 연락하는 애들도 없고 나를 기억하는 애들도 많지 않다. (초등학교를 세군데 다닌 영향도 있는것 같지만) 뭐 나름 학교에서 공부는 잘했었는데 ㅋㅋ 왜 그렇게 눈에 띄지 않았던 걸까? 생각해보니 초등학교때 닭싸움으로 우리학년 1등도 했었는데 왜 사람들은 날 기억 못하는걸까?

그리고  중학교때도 초반엔 다르지 않았는데, 중3때 어떻게 하다가 부반장이 되고 나서 인생이 조금씩 달라진것 같다. 중학교 1,2학년때 생각하면 혼자 집에서 책읽고 신문읽고 라디오듣고 만화보고 티비보고 그런거 밖에 생각이 안나는데...ㅋ 중3때 어떻게 하다가 부반장이 되고 나서 왕따를 당했다. 반장과 부반장 둘 사이에서 왕따를 당했다. 다들 같은 초등학교를 나온 아이들이었고 예전에 같은반을 해본적도 있는 애들이었다.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대놓고 편지에 써서 줬었는데...ㅋㅋ) 마음에 많은 상처를 받았었는데, 다행히 그때 다른 친구들이 나에게 있었고, 담임선생님께서도 많은 위로를 해주셨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무시할 수 없게 하겠다 라는 목표가 생겼다. 이제까진 나는 그사람들을 알아도 그사람들은 나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젠 나는 그사람들을 몰라도 그사람들은 나를 알도록 만들겠다 라는 생각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것 같다.

그래서 고등학교 3년내내 반장, 부반장을 하고 여러가지 활동도 많이 하고. 내 목표대로 나를 알지만 나는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그리곤 그런 마음에서 자유로워졌다. (완벽히는 아니겠지만...)  어릴때 내성격을 생각하면 참 내성적이고 내마음 표현도 잘안하고 그런 사람이었다. 지금은 그런 성격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말도 잘걸고 용기를 내서 이런것 저런것을 시도해보는 편이 되었다. 아마 그래서 여기까지 흘러흘러 오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원래 가진 내 성격과 살아가면서 만들어진 내 성격 사이에서 잘 살아보려 노력중이다. 

외국에 산다는건 어떤 면에선 나를 더 많이 관찰하고 나와 나 사이의 관계를 제대로 정립해야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걸 사람들은 원래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이제서야 나를 발견하고 때론 당황해하고 그런다... 나이 먹을만큼 먹고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에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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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실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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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aryston 2011.12.06 17: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게 치자면 난 초등학교 2학년때 왕따였지 ㅋㅋ 심지어 왕따라는 말도 없었어 이지매 라는 말이였을까? =_=

    덕분에 나도 많이 변한듯~

  2. 실버제로 2011.12.08 0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너는 잘지낸줄 알았는데 ㅋㅋ 역시 모르는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