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11일 토요일 어이없는 자전거 사고가 일어났다. 누구랑 부딪친것도 아니고 차랑 부딪친것도 아니고 온전히 혼자 자전거를 타고가다 좀 빨리 달렸다. "얼른 집에 가서 맛있는 초코케익을 구워야지!" 라는 생각으로. 그리고 왼쪽 커브로 꺾는데 평소보다 넘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브레이크를 잡았던 것 같다. 그리고 사고가 일어났다. 정신을 잃었던 건 아니었지만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었다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려고 보니 발이 이상했다. 그리고 내 발을 봤는데 평소와 달랐다. 뭔가 덜렁거리고 있다는 느낌. 헐... 충격을 받은 나는 소리를 질렀고 내 뒤를 자전거를 타고 따라오던 할머니 두분께서 나에게 다가오셨고 도움이 필요하냐고 무슨일이냐고 물어보셨다. 그리고 속속 지나가던 사람들이 도와주겠다고 했고 앰블란스를 불렀다. 


앰블란스가 오고 의사들이 나를 보고는 안정제를 줬다. (안정제라는 사실은 나중에 깨닫게 된거지만.) 안정제를 받고 나선 거의 2시간가량 기억이 없는데. 술취했다가 잠시 깼을때의 느낌처럼 중간중간의 기억만 있다. 흰가운입은 사람 둘이랑 차를 타고 가던 기억. (계속 어디로 가는거냐고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입으로 물어봤다.) 그리고 응급실안에서 한국어로 독일어로 통화하던 기억. 정신없는 와중에 엑스레이를 찍고 기다리니 이상한 장치를 내 발에 설치하곤 나를 병동으로 보내줬다. 내가 12일동안 시간을 보낸 Klinikum Schwabing 4d 4.113.



 이런 장치가 있다는 거 자체를 첨 알았다. 볼트 너트 이런식으로 내 발에 박아 놓고 얇은 철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저 말발굽같은 것을 달고 추를 매달아 놨더라는. 일주일동안 저기 매달려있는 바람에 화장실도 못가고 샤워도 못하고 머리도 못감고 심지어 세수나 이닦기도 마음대로 못하는 처지였다. 나는 일주일동안 사람이 아니라 그냥 환자였다.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서 발목의 붓기가 빠지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첨엔 별 생각없이 먹었는데 점차 견디기 힘들었던 독일 병원의 식단. ㅠㅠ 아침엔 항상 빵 두개. 점심, 저녁은 뭔가 선택하라고 선택 종이를 줬지만 별차이가 없었다. 아! 가끔 괜찮은것도 있긴 했는데, 그런건 사진 찍는 걸 까먹고 먹어버렸다. 진짜 불만족스러웠던 식단. 흑... 한국도 병원밥은 맛없다는데 독일이 더 심하지 않을까.


 그리곤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술날. 2012년 8월 17일. 수술을 하러 들어갈때 일주일만에 병실을 벗어났다. 차가운 수술실의 침대. 잠시 기다리는데 허리가 배겨서 뭐좀 해달라니까 툴툴되던 간호사. 세번이나 찔려서 링겔 넣을 자리를 찾고 (넘 아팠다!) 그리고 마취. 또 기억이 없음. 다시 깨어났을땐 회복실이었다. 깼는데 너무 발이 아팠다. 그래서 뭐라 그랬더니 약을 주고선 숨을 열심히 쉬란다. 열심히 숨을 쉬다보니 시간이 지나고...

 환자들만 가득했던 그 병실에서 벗어나서 내가 있던 병실로 돌아옴. 그리고도 2시간을 더 금식 그리고 물도 못마시게 했다. 아 2시간 지나고 물마셨는데 토하는줄 알았다. 마취약이라는게 그렇게 독한 것이로구나... 


 그리고 그날로부터 점차 나는 사람다워져갔다. 화장실도 스스로 가고 목발짚고 걷고, 샤워도 하고 머리도 감고... 그리고 2012년 8월22일 퇴원.


 아직도 난 목발없이 걸을수 없고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생활을 할 수가 없다. 아무것도 내마음대로 할 수가 없고. 이렇게 지내야한다는것이 어색하고. 앞으로 몇개의 금속을 내발속에 넣고 지내야한다는것도 참 어색하다. 

 이 12일간이 내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것은 정말 분명한데, 어떠한 식으로 영향을 끼칠지 무섭고 두렵다.

Posted by 실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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