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운이 좋게도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 이스라엘에 갈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만났던 어느 교수님과 한 방을 쓰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그분은 팔레스타인 관련 평화 세미나를 위해 이스라엘에 오셨다. 그래서 그분을 통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이야기를 들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에 대해 아주 단편적인 것들을 알게 되었다. 아파도 마음대로 병원에 가지 못하고, 그 안에서 나오려면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 등등. 팔레스타인 이야기가 많이 안타까웠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내 관념 속에 존재하는 사람들일 뿐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본 영화. 더 아이돌. 이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진행된 제5회 아랍영화제에서 보게 된 영화이다. 이 영화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대한 꿈을 키워 온 모하메드의 이야기이다. 모하메드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상황에 놓여 있는데 그건 바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산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모하메드는 누나와 친구 2명과 악기도 사고, 공연도 하면서 지낸다. 그러다 누나가 갑자기 쓰러지고 신부전증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신장을 이식 받거나, 혈액 투석을 계속 하는 수 밖에 없다. 누나는 혈액 투석을 받다가 쓰러져 죽고 만다. 누나의 죽음 이후 좌절에 빠진 모하메드. 그렇게 시간은 흐른다.

 

청년이 된 모하메드. 엄청 귀여운 꼬마가 갑자기 아저씨가 된 느낌이라 잠시 놀랬다가 다시 이야기에 집중. 모하메드는 택시기사를 하며,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대학을 다닌다. 음악을 포기한 것처럼 보였던 무하마드는 음악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릴 때 그에게 노래를 가르쳐준 선생님, 친구들과 스카이프를 통해 콘테스트에 지원도 하지만 열악한 전기 상황 때문에 여의치 않다. 또다시 포기할 뻔 했지만 다시 용기를 내어 이집트 카이로에서 진행되는 아랍 아이돌 예선에 참여하려고 한다. 하지만 가자 지구에 살고 있기에 카이로로 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온갖 역경 끝에 예선이 열리는 곳에 도착했지만 번호표를 받지 못한 그는 또 좌절한다. 지키는 사람들을 피해서 예선 경연장에 들어간 모하메드는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예선을 치르게 되고 합격한다. 그리고 승승장구.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모하메드가 자신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주길 바라고, 올라갈수록 모하메드는 압박감을 느끼지만 결국 우승!

 

2012년 아랍 아이돌 우승자 모하메드 아사프의 실화를 영화화했다. 100분이라는 시간이 훅 지나갔다. 모하메드가 가진 스토리와 음악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팔레스타인에도 사람들이 살고, 아이들은 꿈을 꾸는구나. 내가 알 수 없었던 한 사람을 알게 되어 기뻤다. 그리고 그를 통해서 아주 조금 더 팔레스타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좋았다. 헐리우드 영화나 우리나라 영화와 또다른 느낌들이 참 신선했다. 헐리우드 영화도, 우리 영화도 굉장히 자극적이고, 선정적인데 이 영화는 따뜻한 느낌이다. 이런 영화를 우리 영화관에서는 볼 수 없다는 것이 참 아쉽다.

 

영화가 끝나고 혼자 걸어오면서 생각했다. 모하메드처럼 갑자기 내가 한국의 목소리를 내야하는 자리에 있다면? 나 또한 정말 많은 부담이 될 것 같다. 모하메드는 그저 음악을 좋아하고 노래를 불렀을 뿐인데 말이다. 평범함 또한 은혜다 싶었다. 나에게 무엇인가가 주어져야 한다면, 내가 무엇인가 감당할 수 있을 때 주어졌음 좋겠다. 그리고 또 생각한건 음악이 가진 힘. 사람이 일어설 힘을 주는 희안한 것. 위로도 해주는 것. 나중에 모하메드가 불렀던 노래 가사를 알 수 있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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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알게 된 건 이 블로그(http://blog.naver.com/jamongryu)를 통해서였다. 제목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자네가 정말 원하는 것이 뭔가? 내게 마술 지팡이가 있다면, 그래서 지금부터 5년 후 자네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줄 수 있다면, 그곳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나를 사로잡았다. 그래서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이 책을 구입하려 했을 때에서야 비로소 이 책의 제목을 제대로 보았다.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법>. 소설인가 했다. 게다가 "문학동네"에서 나온 책이면 소설일 가능성이 더 높아지니까.

근데 이 책은 나에게 또 반전을 준다. 이 책을 쓴 스르자 포포비치는 "세르비아의 오트포르!" 운동을 했던 사회운동가였다. 그리고 그는 책을 통해 세르비아의 독재자, 밀로셰비치를 무너뜨리는 과정과 그가 만났던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사회운동가들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정말 기대하지 않았던 책인데,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몇몇 사람에게 선물을 할 예정이다.

 

우리는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어한다. 우리는 약한 호빗과 다르지 않지만, 함께라면 해낼 수 있다. 그리고 이 운동들은 단지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크게는 세계적으로 심각한 환경문제(그린피스), 기후문제 등 부터 작게는 지금 사는 사회를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려고 하는 개미들이에게 이 운동들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미약하고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하더라도 옳은 일을 해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자는 마음이 시작이다. 그리고 천천히, 지혜롭게 계속 운동을 지속시키는 것. 그것이 내가 이 책에서 배운 점이다.

 

 

책을 읽기 힘들다면 스르자 포포비치의 TED 강연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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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시 세르비아 식 자기계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슬로보단이 대학에서 강의를 할 때면, 학기가 끝날 즈음 학생들이 다가와 이런저런 목적을 어떻게 달성해야 할지 조언을 구하곤 한다. 그럴 때면 그는 학생들의 말을 끊고 무례하게 질문을 던진다.

"자네가 정말 원하는 것이 뭔가? 내게 마술 지팡이가 있다면, 그래서 지금부터 5년 후 자네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줄 수 있다면, 그곳은 어디인가?"

놀랍게도 제대로 답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고 한다. 사실 그들 잘못이 아니다. 학생들은 평생 바로 다음 단계만 생각하도록 훈련받았기 때문이다. 고등학생 때는 그저 대학 입시에만 집중하라는 소리를 듣는다. 대학에 들어오면, 이번 여름방학 인턴십에 대해 생각하라는 조언을 듣는다. 여름 동안 인턴으로 일하면서 그들은 취업에 매달린다. 그리고 취업하면 그때부턴 승진을 생각해야 한다. 악순환이다. 극심한 생존경쟁 때문이 아니다. 물론 경쟁을 좋아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이런 종류의 삶이 잔인한 이유는, 너무 빠른 속도로 진행돼 따라가기 힘들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진정으로 우너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할 시간과 공간을 거의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항행을 좋아하는 친구가 언젠가 통렬하게 한 말이 있다. 어디로 가고 싶은지 모르는 선장은 그를 데려다줄 배를 결코 발견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지만 일단 어디로 가고 싶은지 알고 나면 그곳에 가는 길은 단 하나뿐이다. 밥이 깊이 신뢰하는 이 방법은 역순으로 계획하기(inverse sequence planning)라는 것이다.

 

-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법> 스르자 포포비치 저, p. 207-208

 

 

1.

이 부분을 어디선가 읽고 이 책을 사게 되었다. 딱 나를 위한 구절인 것 같다.

대다수의 학생과 다른 점은 한때 나는 명확한 꿈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 꿈이 무너지고 나서 그 이후로는 명확한 것이 없는 것 같다. 난 지금 5년 후 어디에 있고 싶으냐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다.

 

2.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하나님을 믿고 나면 나를 부정하는(?), 나의 자아상을 다시 확립하는 시간들이 생긴다. 그리고 계속 고민했지만 나는 내가 하나님의 딸이라는 것 빼고는 사실 잘모르겠다. 무엇이든 내가 즐겁게 하는 일은 하나님도 예쁘게 봐주실 거라는 확신은 있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큰 계산하지 않고 그냥 딱 그거다 싶은것. 그래서 나에게 무한 동력을 줄 수 있는 것. 그게 무엇인지 아직도 여전히 모르겠다.

 

지금 하고자 하는 일, 하고 있는 일이 싫지는 않다. 아니 때때로 즐겁다.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 딱 이거다 싶은 것. 세상엔 그런게 없는 걸까?

다른거 빼놓고 5년 후 내가 있고 싶은 곳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상해야겠다.

 

3.

이 구절을 만나기 위해 나는 긴긴 여행을 했나보다.

물론 이 책의 다른 부분들도 참 괜찮다.

Posted by 실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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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겠지만 통합을 이뤄내는 이 훌륭한 전술로 이집트 혁명가들은 비록 나중에는 실수를 하지만, 초기에는 종교적 분리선을 확장하는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 이를테면 2011년 타흐리르 광장 시위 초기, 어떤 논평가들은 이집트인들이 느끼고 있는 이 완전한 행복감은 종파 사이의 폭력으로 인해 머잖아 전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우려에 활동가들은 어떻게 대응했을까. 어느 금요일, 이슬람교도들이 신성한 기도를 올리기 위해 무릎을 꿇었을 때, 동료 기독교인들은 불안한 이 나라의 역사에서 한 번도 없었던 행동을 취했다. 그들은 손에 손을 잡고 보호선을 만들어 이슬람교 친구들이 괴롭힘당하는 일 없이 평화롭게 기도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해주었다. 이틀 후 일요일, 이번에는 기독교인들이 기도할 차례가 되자, 이슬람교도들이 보호막이 돼주었다. 어느 시점에서는 한 기독교도 연인이 타흐리르 광장의 모든 소동 한가운데서 공개 결혼식을 거행했고, 새로이 부부가 된 이들은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 모두의 환호와 축복을 받았다. 광장에서 종교적 통합에 감명받은 이합 알카라트 목사는 시위자들에게 흔치 않은 귀한 축복을 전했다. "그리스도와 모하메드의 이름으로 우리가 하나 되었습니다. 우리는 압제에서 벗어날 때까지 계속 함께 싸울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했다.

 

-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법> 스르자 포포비치 저, p. 186-187

 

 

1.

일제 강점기 시절, 믿음의 조상들에 대해 생각했다. 그때는 일본을 우리나라에서 쫓아내기 위해 기독교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교, 이념의 사람들이 함께 일을 했던 것 같다. 물론 종교와 이념이 달라서 싸우고 분열될 때도 있었지만 그들 모두 우리나라의 독립을 꿈꿨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기독교가 기득권을 차지하고(정말 기득권이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때와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2.

최근 정치인들의 행보를 생각했다. 처음에는 함께 갈 것처럼 굴지만(선거 전에는 대동 단결하지만), 나중에는 실패하고 마는 모습에서(선거 후에는 자신의 이익에만 관심을 가지는 모습에서).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드러나 정치적인 독재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람은 모두 다 다르기 때문에 온전히 같이 간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도처에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 싸워야 할 일들이 있고, 환경을 지키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는 싸워야 한다.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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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내가 발레 스트레칭을 간 사이에 <동화 찾아 4900리>라는 책을 빌려왔다. 안그래도 읽을 책이 많은데 싶어 고마우면서도 언제 다 읽느냐라는 걱정이 앞섰다.

 

독일.

6년 동안이나 내가 살았던 곳이라 많이 친숙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룬 동화가도의 도시들은 함부르크 외엔 가 본 적이 없다. 내가 살았던 곳은 남동쪽이었고, 이 책에 나오는 곳들은 주로 북서쪽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동화가도에 가보고 싶어졌으니... 이 책의 저자는 성공한 것이겠지?

이 책에 나온 도시들은 주로 그림 형제와 관련이 있는 곳들이다. 그림 형제가 태어난 곳, 살았던 곳, 대학을 다녔던 곳, 그 외에 우리가 아는 <신데렐라>, <백설공주>, <개구리 왕자>, <장화 신은 고양이> 등의 무대가 되었던 곳. 처음 보는 곳인데도 친근감이 들었던 건, 어릴 때부터 그림 형제의 동화를 읽으면서 자랐기 때문일 것이다.

 

동화가도에서 다룬 도시들은....

 

하나우 Hanau

슈타이나우 Steinau

알스펠트 Altfeld

마부르크 Marburg

홈베르그 에프제 Homberg Efze/크뉠발트 Knuellwald

바드빌둥겐 Bad Willdungen

헤씨쉬 리힛테나우 Hessisch Lichtenau

바우나탈 Baunatal/크날휘테 Knal Huette

샤우엔부르크 Schauenburg

볼프하겐 Wolfhagen

카쎌 Kassel

한 뮌덴 Han Muenden

헬자 Helsa

바드쏘덴 알렌도르프 Bad Sooden-Allendorf

트렌델부르크 Trendelburg

자바부르크 Sababurg

괴팅겐 Göttingen

에버괴첸 Ebergoetzen

오버베저 Obderweser/기젤베더 Giselweder

외델스하임 Oedelsheim

획스터 Hoexter

임멘하우젠 Immenhausen

폴레 Polle

보덴베르더 Bodenwerder

하멜른 Hammeln

헤씨쉬 올덴도르프 Hessisch Oldendorf

바드 외인하우젠 Bad Oeynhausen

북스테후데 Buxtehude

브레멘 Bremen

 

여기 나온 도시들은 도시라고 하기엔 정말 아주 작은 마을 같은 곳도 있고, 대도시도 있다. 공통점은 다 아름다운 곳이라는 것 정도일까? 내가 살았던 남독일과는 또 다른 매력들이 숨어있는 도시들이었다. 아기자기하고 예전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었다. 읽으면서 저자인 배정숙 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내가 같이 이동하는 것 같은 생각 마저 들었다.

 

독일 사람들은 자신들의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예전에 독일에 있을 때에도 시골에 있는 독일 관련 유적 같은데를 찾아가면 독일 사람들이 동양인이라 그런지 관심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 그림 형제와 그림 형제의 동화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사진을 보며 그림 형제가 살았던 곳과 배경이 되었던 북독일의 무대들을 살펴보며 과거로 돌아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독일 사람들과 문화를 느낄 수 있길 바란다.

Posted by 실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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